기타 네 개나 팔았어요. 목회자가 기타를 들고 뭘 하는 것이 체통에 구김이 생길 수 있다는 예전 사람들의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참 오래 동안 기타를 손에 놓고 살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배운 통키타로 적지 않게 주일학교를 위해서 헌신할 수 있었지만 체통과 품위을 우선하다보니까 목회현장에서는 자제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요.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러서 나도 통키타 하나 사서 집에서 조용히 취미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류이경선교사님의 맏이인 류승완성도의 가정에 심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아내 류은주성도가 해산을 해서였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남편은 요즘 뭐하시느냐고 물으니 기타를 만들고 있답니다. 그래서 반가움에 류승완성도에게 나도 기타를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류승완성도가 기타를 하나들고 들어옵니다. 제 선물이랍니다. 얼마나 좋던지 살 기회도 많았는데 사지 않았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값진 선물을 받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던 것입니다. 주일날 류승완성도를 만나서 화요일에 심방 가겠다고 전했는데 아마 그 후부터 열심히 만든 듯싶습니다. 보통 일반화된 모형의 기타가 아니라 앙증맞게 그리고 귀엽게 생긴 기타였습니다. 류승완성도는 제게 이 선물을 주기 위해서 쏜살같이 달려온 것입니다. 그 다음날 문자가 와서 보니 류승완성도가 보낸 문자였습니다. 목사님! 어제 기타를 네 개나 팔았습니다. 목사님께 선물을 해서 그런 것 같다고 좋아했습니다. 수넴여인이 생각이 납니다. 그 여인은 귀한여인이었지만 아이가 없었습니다. 남편이 늙어서 더 희망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이 문제는 포기하고 살았습니다. 이 귀한 여인 수넴여인이 엘리사를 위하여 자기 집 담 위에 방을 꾸몄습니다. 침상과 책상 그리고 의자와 촛대까지 구비하고 엘리사가 지나는 길에 언제든 편히 쉬게끔 해드렸습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데 하물며 하나님께는 더더욱 공짜가 없습니다. 수넴여인이 엘리사선지자에게 내년 이맘 때 아이를 안게 될 것이라고 축복기도를 받았습니다. 남편이 이미 늙은 것을 알기에 농담 말라했습니다. 속이지 말라했습니다. 그러나 농담도 속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아들을 얻었습니다. 하나님께 능치 못함이 없습니다. 수넴여인은 진심으로 섬김을 심었고 생명을 거둔 것입니다. 하나님이 귀한 줄 알면 하나님의 종도 귀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상도 못하는 은혜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