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집중력 

 세상의 문화와 정신은 성도를 집어삼키기 위해 죄의 문 앞에 움츠려 앉아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런 사탄의 공격을 우는 사자가 삼킬 자를 두루 찾아다닌다고 묘사합니다. 세상의 유혹이 얼마나 집요하고 강력한지 먹잇감을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사자로 설명합니다. 성도가 살아가는 세상이 만만치 않습니다. 아담과 하와를 유혹했던 것처럼 세상에는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운 것들이 널려 있습니다. 

 우리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과 소통하고 수신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우리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것들이 너무 다양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사는 성도들인데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이 더 많은 영상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도 들음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나는 법인데 보는 것에서 답과 만족을 찾는 시대입니다. 영상에 익숙하다 보니 말씀 듣기와 성경 읽기가 부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영상에 물들어 있는 시대에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어색합니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위로부터 오는 메시지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티비와 유튜브와 핸드폰에 붙어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삶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위로부터 부어지는 메시지를 가지고 살아가는 일상은 막연하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영적인 집중력은 우연히 주어지는게 아닙니다. 

 세례요한은 광야에서 주님의 길을 준비했던 선지자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빈들에 거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서 선포했습니다. 그는 낙타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는데 금욕주의자라서가 아니라 그만큼 부르심에 충실했기 때문에 나타난 삶의 모습입니다. 그의 삶의 목표는 분명했고 일상의 초점 또한 흐려지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소리와 대세에도 흔들리지 않고 정체성에 합당하게 살았습니다. 

 주님 안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과 동행하고 소통하는 삶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세례요한처럼 광야가 필요하고 들판으로 나가야 합니다. 문명의 소리와 사람들의 환호를 멀리하고 잠시라도 하늘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늘 나의 영적인 수신상태가 어떠한지 점검해 봅시다. 나의 채널을 흐리게 하고 주파수를 가로막는 것들로부터 구별된 광야와 들판이 있어야 합니다. 

 분주하고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광야는 영적인 집중력을 가질 수 있는 공간입니다. 도시에 살고 있어도 복잡한 소리들을 잠시 차단하고 하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빈들입니다. 그곳에서 ‘빈들의 영성’이 되어 자신을 비우고 하늘의 양식을 채워 ‘광야의 소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를 산만하게 하고 분주하게 하는 세상에서 영적인 집중력이 있을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쫓아갈 수 있습니다. 

 도시에는 우리의 시야를 흐리게 하고 마음을 뿌옇게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현란하고 화려한 것들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우리의 눈과 마음을 오염시킬수록 더 씻어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맑아야 별을 볼 수 있듯이 영혼이 맑아야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데 깨끗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나의 광야에서 주님의 말씀이 들려지고 모든 것을 이기게 하시길 기도합니다.